몽테뉴의 수상록/1.1
사람의 마음이란 참 이상합니다. 누군가 우리에게 앙심을 품고 있다가, 갑자기 자비를 베푸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마음을 움직이는 데에는 연민이 자주 쓰입니다. 눈물, 사정, 애원 같은 것들이지요. 하지만 가끔은, 전혀 다른 길로 그 마음을 바꿔놓는 일도 있습니다. 바로 용기와 결단입니다.
옛날에 웨일스의 에드워드 왕자는 리모쟁 사람들에게 분노하여 그 도시를 점령했습니다. 여자와 아이들이 울며 그 앞에 엎드려 자비를 구했지만, 그는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그는 도시 한복판에서 세 명의 프랑스 신사를 보았습니다. 죽음을 앞두고도 당당하게 맞서는 그들의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자비는 거기서 시작되었습니다.
에피루스의 스칸데르베르흐 왕자도 병사 하나를 죽이려다 그만두었습니다. 도망치지 않고 칼을 들고 기다리던 병사의 결심이, 오히려 그의 마음을 누그러뜨린 것입니다.
콘라트 황제는 전쟁에서 적을 포위했습니다. 그 적은 귀족 부인들과 함께 빠져나가야 했습니다. 부인들은 직접 짐을 짊어졌고, 걷기로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황제는 감동했습니다. 분노는 눈물로 바뀌었고, 그 후로 그는 적에게도 따뜻하게 대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마음을 부드럽게 만듭니다. 나도 종종 생각합니다. 연민과 존경, 그 둘 중 어느 것이 나를 더 쉽게 움직이느냐고. 나는 연민에 더 쉽게 젖는 사람입니다. 자비와 온유함에 약한 마음을 가진 탓입니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연민을 타락한 감정이라 했지만, 나는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면 그저 마음이 무너집니다.
사람의 영혼은 강한 것에도, 약한 것에도 흔들립니다. 연민은 부드럽고 따뜻한 감정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나 여인들, 혹은 약한 사람일수록 연민에 쉽게 흔들립니다. 반면에 존경은 다릅니다. 그것은 단단한 마음에 뿌리를 둡니다. 우리가 어떤 이의 말 없는 용기, 고요한 자부심을 볼 때 느끼는 감정입니다.
테베에서는 법을 어긴 장군들을 벌주려 했습니다. 펠로피다스는 고개를 숙이며 용서를 구했고, 처벌을 면했습니다. 에파미논다스는 당당하게 자신의 행동을 설명했고, 사람들은 오히려 그의 위엄에 눌려 벌을 주지 못했습니다.
디오니시우스는 피톤이라는 병사를 잔인하게 죽였습니다. 그의 가족을 모두 물에 빠뜨린 다음, 채찍질하며 마을을 돌렸습니다. 하지만 피톤은 끝까지 품위를 지켰고, 마지막까지 당당했습니다. 그는 “나는 너보다 하루 더 행복했다”고만 말했을 뿐입니다.
이렇게 보면 사람의 마음은 눈물로도, 침묵으로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나는 아직 어떤 쪽이 더 훌륭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둘 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