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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뉴의 수상록/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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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무시단이라는 이름의 작은 동네에서 있었던 일들을 자주 떠올린다. 그곳에서는, 우리 군대의 행렬이 지나간 후에야 조용히 드러나는 외침이 있다. 쫓겨난 이들의 목소리, 조약을 믿었다가 무너져버린 이들의 탄식. 중재와 화해를 기다리던 그들은 한순간의 기습 앞에 속수무책이었고, 그 잿빛 풍경은 참으로 가슴 저리게 한다.

아마 옛 시대의 이야기라면 이 또한 그저 전쟁의 한 단면일 뿐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는, 그런 일들이 도무지 익숙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는 더 이상 신뢰를 전제로 하지 않고, 마지막 의무가 다하기 전까지는 마음을 열지 않는다. 승리한 이가 주는 허락 속에 신앙과 자유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쩌면 위험한 일인지도 모른다.

로마의 법무관 레길루스가 포카이아를 무력으로 점령하려다, 오히려 그들의 용기와 자율에 감동하여 동맹을 맺은 이야기가 있다. 참으로 귀한 결말이었지만, 그가 군대를 들여보내자 도시는 약탈당했고, 질서라 믿었던 것이 욕망의 손아귀에서 흩어져버렸다. 군대의 훈련보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숨은 분노와 탐욕이 더 강했던 것이다.

클레오메네스라는 사람은 전쟁에서 적에게 해를 가하는 것은 정의의 밖에 있다고 말했지만, 그는 또 아르고스와의 전투에서 밤을 틈타 잠든 병사들을 쓰러뜨렸다. 신들이 그를 벌했다는 전설은 그래서 생겨난 것인지도 모르겠다. 잠시 눈을 감은 틈, 그 틈이 마음을 찌르는 창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요즘 나는 크세노폰을 생각한다. 그는 철학자이자 장군이었고, 소크라테스의 제자 중 하나였다. 그는 전쟁에서조차 도리를 잊지 않으려 했고, 그의 글에는 묘하게도 온기가 있었다. 도비니 경은 카푸치노를 포위한 끝에 성 안으로 들어갔지만, 조용한 협상 속에서도 성은 무너졌다. 그는 아마도 이기고자 했으나, 너무 많이 잃었던 사람일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들 속에서 나는 문득, 인간의 싸움은 무력보다도 시간과 장소를 고르는 지혜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비겁함은 이용하면서도 어리석음은 외면하려 한다. 그러나 어쩌면 전쟁조차도, 그 안에 합리라는 이름의 허울 좋은 허락을 뒤집어쓴 슬픔이 아닐까.

큰 알렉산더는 밤을 틈타 적을 치자는 제안을 받고, “나는 숨은 승리를 추구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당당히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마음이 있었기에 그는 전설이 되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그를 생각하며 숨을 고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기억한다. 누군가를 이기는 것보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더 위대한 승리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