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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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채집 준비와 방법[+/-]

채집은 식물을 조사·연구하는 데 필요한 재료를 얻기 위해 연구자가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벌이는 일련의 작업이다. 조사·연구라 함은 꼭 학술적인 의미를 갖는다기보다는 식물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식물에 관한 일반적인 지식을 얻기 위해서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기초작업이다. 식물을 조사하거나 관찰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물론 살아 있는 식물 그대로를 조사하는 것이 좋겠지만, 식물마다 제각기 자라는 계절과 장소가 다르기 때문에, 그러한 방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식물을 채집하여 원형 그대로 보관하는 일이 중요하고, 또한 이 때문에 식물 채집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식물채집의 구체적인 목적은 식용·약용·취미·연구·교육 등 여러 가지이다. 식용으로서의 과실·채소의 채집은 선사시대부터 이루어졌다. 취미를 위한 수집이나 연구·교육을 목적으로 한 채집은 비교적 최근이다. 근세 이전의 식물 채집은 거의 약초 채집으로 채약이라고 했다. 채집의 목적에 따라 유의할 사항이 다르므로 채집에 앞서 각 식물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 식물채집을 할 때는 뿌리삽, 전정가위, 식물채집통, 야책, 종이테이프, 매직펜, 수첩, 연필을 준비한다. 풀은 꽃이나 열매·잎·줄기·뿌리를 포함한 식물 전체를 뿌리삽으로 채집하며, 나무는 꽃이나 열매·잎·가지를 포함하여 전정가위로 일부를 끊는다. 식물채집의 목적은 식물표본을 만들어 식물을 연구하는 데 있으므로 반드시 꽃이나 열매가 표본에 포함되어야 한다.

식물 채집 도구[+/-]

채집통
양철 또는 함석으로 만든 가방처럼 생긴 것으로 끈이 달려 있어 어깨에 맬 수 있고 크기는 다양하다. 먼 곳에서 식물을 채집하여 가져오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서 시들 염려가 있으므로 가능하면 채집통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두꺼운 비닐 주머니를 사용할 수도 있으나 식물이 상하기 쉽다.
잡지
채집한 식물을 신문지 등의 사이에 끼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주간지나 잡지책에 끼우면 배낭이나 가방 속에 넣어도 식물의 형태가 망가지지 않으므로 편리하다. 채집통이나 야책 대신 이용하면 편리하다.
모종삽
식물을 뿌리째 캐내기 위해 필요하다. 땅이 굳고 뿌리가 뒤엉켜 있는 경우에는 화석해머가 편리하다. 화석해머는 소형 곡괭이나 피켈과 같은 모양으로 되어 있다. 모종삽은 쇠로 만든 것이 대부분인데,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도 많이 쓰이고 있다.
야책
대나무, 또는 베니어 판 두 장을 포개어 끈을 달아 어깨에 멜 수 있게 되어 있다. 그 사이에 신문지를 넣고 채집한 식물을 신문지 사이에 끼워 운반한다.
기타
전정가위·돋보기·필기도구·종이테이프·명찰 등을 가지고 다니면 편리하다. 진정가위는 나무의 가지나 키가 큰 풀 따위를 자르는 데 필요하다. 또 돋보기를 준비하면 매우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돋보기는 약 10배 정도의 배율을 가진 것이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필기 도구로는 야외에서 기록할 수 있는 노트와 연필이 필요하다. 연필은 2B나 3B 정도의 것이 좋다.

채집할 때 유의사항[+/-]

우선 식물 연구에 꼭 필요한 부분만을 채집한다. 식물을 무분별하게 채집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연구를 방해하는 것이 될 뿐만 아니라 자연을 훼손하는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뿌리째 캔 식물은 바닥에 가볍게 두드리듯이 흙을 털어 내는 것이 물로 씻는 것보다 더 낫다. 식물을 채집하면 즉시 채집 장소와 식물의 이름을 테이프나 명찰에 기록하여, 줄기나 가지 등 식물의 채집 부위에 매달아 놓는다. 나중에 채집한 여러 식물들이 뒤섞여 헷갈리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서이다. 또 인솔자의 설명과 자신이 알게 된 사실을 그때그때 메모해 두는 것이 좋다. 만약 채집통 속에 식물이 적다면, 날씨가 좋을 때에는 시들 염려가 있으므로 미리 길가에 난 풀을 몇 포기 뜯어서 넣어두거나 물에 적신 신문지를 깔아 놓으면 시드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눌려서 상하거나 꽃잎이 떨어지기 쉬운 꽃은, 비닐 주머니에 넣고 풍선처럼 부풀려 입구를 고무줄로 묶어 두면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채집 정리와 운반[+/-]

채집은 궁극적으로 식물을 조사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므로 표본을 만들기 전에 식물이 싱싱할 때 스케치를 하거나 관찰하고, 또 참고서와 비교해 보는 일이 중요하다. 채집한 식물을 정리할 때에는 채집한 장소의 토양, 분포 상태, 발견 빈도 등을 함께 기록해 놓으면, 식물을 연구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된다. 채집이 끝난 후에는 채집에 사용했던 도구를 잘 손질해 두도록 한다. 특히 해조류 채집에 사용한 모든 도구는 부식을 방지하기 위하여 반드시 민물에 깨끗이 씻어 말린 뒤 보관한다.

식물의 종류에 따른 채집 방법[+/-]

식물을 채집하는 방법은 연구하는 성질에 따라 크게 특정한 지역의 식물상을 조사하는 경우와 특정한 식물을 연구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특정한 지역의 식물 조사의 경우에는 식물의 종류 전체를 채집할 필요는 있으나 종류에 따라 그다지 많이 채집할 필요는 없다. 또 한 계절이 아닌 4계절에 걸쳐서 채집하는 것이 좋다. 꽃을 채집하는 경우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에 피는 꽃 등 계절에 따라 채집한다. 또 상록 초본 식물은 겨울에 채집하는 것이 시간을 절약시켜 준다. 특정한 식물의 조사의 경우에는 특정한 식물 하나하나의 종에 대해 여러 가지로, 또 많이 채집해야 한다. 왜냐하면 종에 대한 변이의 폭을 알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경우에는 완전한 표본을 만들어야 하므로, 뿌리·줄기·잎·꽃 등이 완전히 갖추어진 식물을 채집하는 것이 좋다. 채집하는 장소는 멀리 떨어진 곳을 선택하는 것보다 가까운 주변의 산이나 들, 냇가에서부터 시작한다. 한편 식물마다 사는 장소·시기·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채집할 때의 방법과 준비물도 약간씩 다르다.

식물의 채집할 때는 뜰이나 길가의 잡초에서 점차 들이나 숲, 산으로 장소를 넓혀 가는 것이 좋다. 채집할 때는 반드시 꽃봉오리나 꽃·열매가 달린 것을 채집한다. 잎과 줄기만으로는 완전히 것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같은 것이 많이 있을 때는 그 중 가장 좋은 것을 채집한다.
나무
풀과 마찬가지로 나무도 채집한다. 큰 나무는 뿌리를 채취할 수 없으므로 가지만을 채집한다. 꽃이나 열매가 달린 것이 좋지만, 풀과는 달리 잎만으로도 특징을 알 수 있는 것이 많다. 채집하는 크기는 신문지를 넷으로 접은 정도가 알맞다.
선태 식물
선태식물, 즉 이끼는 크게 솔이끼류(선류)·우산이끼류(태류)·매화나무이끼류(지의식물)로 나눌 수 있다. 이끼는 주로 숲 속의 습한 곳이나 바위에 붙어서 살기 때문에, 그늘지고 습한 곳에서 채집할 수 있다. 특히 솔이끼와 우산이끼를 채집할 때에는 포자가 생기는 암그루와 포자가 생기지 않는 수그루를 구별하여 채집한다. 이끼류는 뿌리의 흙을 털어내고 비닐 주머니 같은 것에 넣어 가지고 운반한다. 이끼도 채집 장소와 날짜를 적어 두고, 이끼가 나 있던 곳, 즉 나무에 돋아 있을 때에는 그 나무의 이름을 알아 두고, 땅이나 바위 위에 난 경우에는 그 장소의 특징을 되도록 자세히 적어 두면 이용에 편리하다.
버섯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버섯이 많이 자라므로 이 시기를 이용하여 집중 채집한다. 버섯은 아주 약한 식물이기 때문에 채집할 때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또 버섯자루의 끝 부분까지 완전히 채집해야 하므로, 삽으로 땅 속을 깊이 파서 채집한다. 독이 있는 버섯이 많으므로, 채집에 들어가기 전에 식용 버섯과 독버섯을 구별하는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버섯을 채집한 후에는 버섯이 나 있던 장소, 즉 땅 위·나무위·풀밭 등과 날짜·날씨, 발견 빈도, 서식 상태, 종류 등을 자세히 기록해 둔다.
양치식물
포자로 번식하는 고사리류·속새류·석송류 등과 같은 양치식물은 포자낭을 함께 채집한다. 특히 고사리는 포자낭이 붙어 있는 모양이나 잎자루에 붙어 있는 털·비늘 같은 것을 특징으로 하여 종류를 구별하므로 꼭 잎과 포자낭이 함께 붙어 있는 것을 채집해야 한다.
해조류
해조류는 해안이나 바닷가의 모래밭에서 채집해야하므로 여러 가지 도구가 필요하다. 짠물이 잘 빠지는 헝겊 주머니, 바위에 달라붙어 있는 것을 뜯어 낼 때 필요한 낫, 작은 해조류를 넣기 위한 병을 비롯하여 핀셋·칼·물안경 등 여러 가지를 준비하도록 한다. 그리고 채집이 끝나면 반드시 사용한 도구들을 민물에 깨끗이 씻어 말려야 한다. 채집 시기는 봄부터 초여름에 걸쳐 해조류가 가장 무성해지므로, 1년 중 바닷물이 가장 얕은 시기인 4-6월경이 적당하다. 해조류는 채집할 때 채집하는 장소나 시기에 따라 같은 종류라도 모양이 바뀌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능하면 채집을 많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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