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의 순수이성비판 입문/순수 인식과 경험적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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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 철학에서 말하는 «순수 이성» (reine Vernunft)이란 말의 뜻은 사람이 생각하는 힘, 다시 말해 생각하여 무엇을 깨닫는 힘이 순수하다는 뜻으로 쉽게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다시 칸트가 이야기하는 «순수»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순수하다»라는 말을 흔히 어떤 대상을 두고 이야기한다. 가령 «순수한 커피»라는 말은 커피가 다른 무엇과 섞이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다른 무엇과 섞이지 않는 것을 순수한 것이라고 부르다면 이는 순수한 것의 «주체가 되는 것»과 «다른 무엇»이 서로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내포한다고 볼 수 있겠다. 위의 커피 예에서 «주체가 되는 것»은 커피이며 «다른 무엇»은 가령 커피의 맛을 돋구기 위하여 첨가한 것들이다. 이 간단한 논리에서 대두되는 문제는 우리가 커피가 무엇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를 틀림없이 말할 수 있다면 우리는 커피와 «다른 무엇»을 또한 어려움없이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순수»의 칸트적 의미는 곧 인식의 순수이다.